아직도 동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어쩌다 미국 서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마차를 타고 뚜벅뚜벅 거리를 달리는 한 무리의 짚시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은 하이웨이 위를 질주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낡은 마차에 삶을 싣고 천천히 움직인다. 바퀴는 오래된 리듬을 끌고, 바람은 마차 뒤로 작고 낮은 노랫소리를 실어 보낸다. 그 순간 나는 짚시의 노래를 떠올린다. 짚시, 혹은 로마(Romani) 사람들. 그들의 기원은 먼 인도 북서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백 년 전, 유럽으로 흘러들어온 이들은 언제나 이방인이었고, 종종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정착하지 못한 유랑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 그러나 그들이 어디서나 지니고 다닌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음악이었다. 슬픔과 자유, 분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