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 보십시오. 1945년 8월 15일, 뜨거운 태양 아래 일본 천황의 항복 선언이 라디오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을 때, 일본이라는 국가는 문자 그대로 ‘무(無)’의 상태였습니다. 하늘을 가득 메웠던 연합군의 폭격기는 주요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공업 생산 시설은 전쟁 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처참하게 파괴되었습니다. 길거리에는 굶주린 사람들이 넘쳐났고 물가는 매년 세 배씩 뛰어오르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누구도 이 나라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 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점령국인 미국조차 이 패전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묘한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냉전의 서막이 오르며 미국은 일본을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 ‘동아시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