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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석유를 만든다고? 항공사들이 환영하는 친환경 연료, 이퓨얼 이야기!

꿈꾸는 소시민 2025. 6. 7. 01:39

여러분, 혹시 '물로 석유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언뜻 들으면 마법 같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퓨얼(E-fuel)**이라는 새로운 친환경 연료 덕분이죠. 이퓨얼은 '전기를 기반으로 만든 연료'라는 뜻인데, 이름처럼 전기와 물, 그리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휘발유, 경유, 심지어 비행기 연료까지 만들어냅니다. 특히 이 과정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진행하면, 연료를 만들고 태우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탄소중립 연료'가 된답니다. 게다가 이퓨얼은 기존 석유 연료와 성질이 비슷해서, 지금 우리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나 자동차, 선박에 아무런 개조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7년부터 생산하는 이퓨얼을 미국 아메리칸 항공, 영국 브리티시 항공, 아일랜드 에어링구스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왜 항공사들이 이퓨얼에 열광할까요?

 

사실 항공 산업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왔어요. 전기 비행기나 수소 연료를 이용한 비행기도 개발하려 노력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죠. 예를 들어, 전기 비행기는 배터리가 너무 무거워서 긴 거리를 날기 어렵고, 수소 연료도 역시 무겁고 연료를 저장하는 설비가 복잡해서 상용화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퓨얼은 달라요. 기존 항공유와 거의 똑같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비행기 엔진이나 연료 저장 시스템을 새로 바꾸지 않고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거든요. 이건 항공사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장점입니다. 새로운 장비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유럽연합(EU)에서는 2030년부터 항공기에 이퓨얼을 의무적으로 섞어 쓰도록 할 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이퓨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답니다.

 

이퓨얼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그럼 물과 이산화탄소로 어떻게 비행기 연료를 만드는지 궁금하시죠?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물에서 수소를 얻는 단계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서 '그린 수소'라는 것을 만들어냅니다.

다음은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단계예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거나, 공장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탄소를 모으는 기술을 사용하죠. 마치 공기 중의 탄소를 잡아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료를 합성하는 단계입니다. 이렇게 얻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특수한 공정으로 결합시키면, 우리가 흔히 아는 휘발유, 경유, 그리고 비행기 연료 같은 합성 연료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이 기술은 1920년대 독일에서 개발된 피셔-트롭시 공정이라는 것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퓨얼이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가 나오긴 하지만, 애초에 연료를 만들 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탄소 배출량이 '0'에 가깝다는 거예요. 그래서 '탄소중립 연료'라고 불리는 겁니다.

독일 쾰른의 수전해(PEM) 수소 생산 장치(위)와 미국 탄소 포집용 팬(아래). 두 장치를 사용하면 물과 대기에서 각각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합성할 수 있다. 로열더치쉘·미 기계공학학회 홈페이지 캡처

 

이퓨얼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이퓨얼이 가진 장점은 정말 많습니다.

무엇보다 환경에 아주 친화적이에요. 기존 화석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0~40%나 적고, 궁극적으로는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비행기, 선박, 자동차 등 지금 있는 모든 내연기관에 추가 설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전환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현실적이죠.

셋째,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이 됩니다. 석유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우리 주변의 신재생에너지로 연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에너지 자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비행기 연료뿐만 아니라 디젤, 가솔린, 심지어 군사용 장비에도 쓸 수 있으니 활용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아직은 넘어야 할 산, 이퓨얼의 단점과 과제

하지만 모든 기술이 그렇듯, 이퓨얼도 아직은 넘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비용이에요. 현재 이퓨얼 1리터의 가격은 무려 10달러(약 1만 4천 원) 정도로, 기존 화석연료보다 훨씬 비쌉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2050년쯤에는 1리터당 0.94달러(약 1천 3백 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죠.

또한, 이퓨얼을 생산하는 데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하고, 대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과제입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상용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이 아직은 부족해요. 예를 들어, 유명 스포츠카 회사인 포르쉐는 칠레에서 2026년까지 연간 5억 리터 생산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지만, 초기 생산량은 매우 적다고 합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퓨얼, 현재 동향은?

이퓨얼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입니다. 대량 생산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스페인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이퓨얼 공장이 건설 중이며, 유럽연합의 항공유 혼합 의무화 정책에 발맞춰 항공유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포르쉐와 지멘스 에너지가 칠레에서 운영하는 공장의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이퓨얼 생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2년 3만 4천 갤런이었던 생산량을 2026년에는 1억 4천 5백만 갤런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하니, 엄청난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디젤과 비슷한 이퓨얼을 생산하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해서, 촉매 사용량을 30% 줄이고 생산 용량을 무려 30배나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해요. 이는 미래에 친환경 주유소가 생길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결과입니다.

 

2026년 시범 가동 예정인 스페인 빌바오 항구 E-연료 생산 단지. 렙솔 홈페이지 캡처

 

항공사들이 이퓨얼에 거는 기대, 그 이유는?

 

다시 강조하지만, 항공사들은 이퓨얼을 **'게임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비행기 연료를 대체하면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긴 거리를 날기 위해 꼭 필요한 높은 에너지 밀도도 제공해주기 때문이죠. 유럽연합의 정책은 항공사들이 이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스페인과 미국의 대규모 생산 계획은 앞으로 이퓨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론: 이퓨얼, 미래를 바꿀 인공석유

이퓨얼은 물과 이산화탄소로 만드는 인공석유입니다. 항공, 해운 산업의 탄소중립을 현실로 만들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죠. 기존 시설을 그대로 쓸 수 있고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한다는 큰 장점들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높은 생산 비용과 효율 문제 같은 숙제들이 남아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공장이 건설되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것을 보면 이퓨얼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이퓨얼 생산 비용이 낮아진다면, 물에서 만든 이퓨얼이 우리 비행기를 하늘로 띄우는 주된 연료가 될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