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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선거, 민주주의는 거들 뿐? 기상천외 투표 현장!

꿈꾸는 소시민 2025. 6. 6. 02:46

동남아시아, 그곳엔 민주주의가 정말 있을까?

동남아시아 선거판은 가히 '컬트 드라마'라고 부를 만하다. 민주주의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코웃음만 나오는 기상천외한 룰과 플레이어들이 판을 치는 곳이랄까. 진지하게 보면 한숨만 나오고, 비딱하게 보면 실소가 터져 나오는, 그런 기묘한 쇼가 매년 펼쳐진다. 자, 그럼 이 흥미진진한(?) 동남아시아의 선거 쇼를 시니컬한 눈으로 한 번 훑어볼까?

 


인도네시아: 못으로 뚫는 구멍, 그리고 잉크의 저주

인구 2억 명 넘는 인도네시아? 겉보기엔 '민주주의 대국'이라고 으스대지만, 선거 시즌만 되면 물류 지옥이 펼쳐진다. 1만 7천 개 섬에 투표소만 82만 개, 동원되는 인력은 무려 570만 명. 이걸 단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듣기만 해도 현기증 난다.

투표 방식은 또 어떻고. 펜 대신 못으로 투표지 구멍을 뚫는 '뇨블로스'. 이쯤 되면 투표가 아니라 공예 체험이다. 조작 방지라는데, 구멍 하나 더 뚫으면 바로 무효표 되는 허술함은 그저 애교다. 게다가 투표 후엔 손가락에 검은 잉크를 칠해야 한다. 마치 “나 투표했다!”고 온 세상에 광고하는 셈이다. 이 잉크 안 묻으면 SNS 인증샷 올리기 민망할 정도니, 투표가 의무를 넘어 강제 '관종'이 되는 순간이다. 필리핀과 동티모르도 이 '잉크 놀이'에 동참하고 있다. 참나.

 


필리핀: 가문이 곧 계급, 정치는 세습 사업

필리핀 선거? 그건 그냥 가족 사업이다. 대대손손 정치 가문들이 지역을 꽉 잡고 의회를 쥐락펴락하며, 마치 가업 승계하듯 정치 권력을 물려준다. 2010년부터 전자 투표를 도입했다지만,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기계 오류와 조작 논란 덕분에 "이게 과연 발전인가?" 하는 회의감만 증폭시킨다.

유세 방식은 또 흥겹다. 한국처럼 퍼레이드에 노래, 춤까지 곁들여 아주 그냥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몇몇 가문들의 '그들만의 리그'일 뿐. 민주주의라기보다는 대놓고 가문 간 패싸움에 가깝다. 투표 후 손가락 잉크 인증은 인도네시아처럼 '내가 한 표 행사했소!' 자랑하는 건 똑같다. 뭐, 그래도 축제는 즐거우니까.

 


태국: 승려는 투표 금지, 군부는 만년 프리패스

태국은 불교 국가인데, 승려 20만 명에게는 투표권이 없단다. '속세와 거리 둬야지'라는 교리 때문이라는데, 웃긴 건 이분들, 반정부 시위 때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정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

더 기가 막힌 건 군부의 만년 프리패스다. 상·하원 의석 25%는 기본으로 깔고 가고, 선거 결과조차 마음대로 뒤집는 능력을 갖췄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혼합선거제도는 군부의 입맛에 맞게 설계된 듯하고, 쿠데타로 선거가 날아간 적도 셀 수 없이 많다. 민주주의의 '민'자도 꺼내기 민망할 정도로 군부의 장난감 취급받는 태국 선거, 대체 언제쯤 정상 궤도에 오를까?

 


말레이시아: 인종이 곧 운명, 선거는 인종 전쟁

말레이시아 선거는 한마디로 **'인종 게임'**이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가 각자 자기 진영을 만들고 피 터지는 표심 싸움을 벌인다. 마치 다인종 리그전 같달까. 선거운동 기간은 겨우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몰아쳐서 정신없고, 규제는 또 어찌나 빡센지.

농촌 지역엔 이동 투표소까지 동원하며 '열정'을 보여주지만, 결국 이 모든 노력은 인종 간 균형 맞추기라는 본질을 벗어나지 못한다. 민주주의라는 고상한 이름 뒤에는 언제나 인종별 파워 게임이 숨어 있다. 이쯤 되면 선거가 아니라 '우리 인종이 짱!'을 외치는 이벤트처럼 보인다.


싱가포르: 투표는 의무, 안 하면 벌금!

싱가포르에서는 투표가 '권리'이자 '의무'가 아니라 그냥 **'강제 노동'**에 가깝다. 투표 안 하면? 선거인 명부에서 이름이 싹둑 잘리고, 다시 넣으려면 5만 3천 원이라는 거금을 내야 한다. 해외 근무나 질병 같은 사유로 빠지려면 귀국해서라도 투표하라고 협박에 가까운 압박을 가한다. 그러니 투표율이 92% 넘는 건 당연지사. 이건 민주주의의 열정이 아니라 벌금 무서워서 뛰쳐나오는 쫄보들의 행렬이다.

그룹대표선거구(GRC) 제도는 소수 민족 대표성을 보장한다지만, 솔직히 말하면 집권당의 장기 독주를 굳히는 교묘한 장치로 보인다. 민주주의라기엔 좀 답답하고 숨 막히는 시스템이랄까. 마치 잘 짜인 감옥 같다는 생각도 든다.

 


베트남: 투표율 99%, 진짜일까? 이건 기만인가?

베트남은 공산당이 모든 것을 쥐고 흔드는 일당 독재 국가다. 대통령은 공산당 전대에서 뽑고, 국민은 그저 국회의원 선거에만 참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투표율은 늘 99%대. 이거 진짜일까?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대리 투표'가 허용돼 가족이 몰아서 투표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투표소 대신 찾아오는 '출장 투표'도 있다. 하지만 투표 안 하면 사유서 쓰고 사회적 눈총을 받아야 한다. 이건 투표가 아니라 마치 충성 맹세 의식처럼 보인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투표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시키니 마지못해 도장 찍는 셈이다.

 


미얀마: 군부가 곧 법, 선거는 그저 명분

미얀마는 말할 것도 없다. 군부가 의석 25%를 기본으로 챙기고, 선거 결과도 마음대로 뒤집는 막무가내 국가다. 2021년 쿠데타로 민주적 선거는 이미 박살 났다. 과거 선거도 부정 논란으로 얼룩진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군부의 '나랏돈 빼먹기' 권력 놀이가 계속되는 꼴이다. 그들에게 선거는 그저 명분일 뿐,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동남아시아 선거: 껍데기만 남은 민주주의?

동남아시아의 선거는 민주주의라는 그럴싸한 간판 아래 각양각색의 막장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못질 투표, 베트남의 99% 투표율이라는 숫자 놀음, 싱가포르의 벌금제, 태국의 승려 배제까지—겉으로는 민주적이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권력, 인종, 종교, 군부가 뒤엉킨 복잡하고 지저분한 게임판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기엔 어딘가 시들시들하고, 잎사귀도 몇 개 떨어져 나간 모양새다.

물론 이 모든 게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이라고 이해해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진정한 민주주의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