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만 넘으면 가게 문 다 닫고, 거리도 텅 비는데… 한국은 그 반대더라고요. 밤이 되면 오히려 거리가 더 살아납니다. 진짜 놀랐어요.
홍대, 이태원, 강남 같은 데는 밤 11시, 자정 넘어서도 사람이 넘쳐나요. 불야성이란 말,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술집, 밥집, 카페, 노래방, 클럽까지… 다 열려 있어요. 심지어 유흥주점도 줄줄이 불을 켜고 사람을 맞이하고 있죠.
“근데 다들 대체 언제 자는 거야?”
“몰라. 근데 다 살아있더라.”
더 놀라운 건, 그 분위기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거예요. 밤늦게까지 유흥주점에서 친구들이랑 어울려 먹고 마시는 문화, 여전히 활발하더라고요. 한쪽에선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 다른 쪽에선 길거리에서 떡볶이 먹으며 수다 떠는 사람들, 진짜 영화 같았어요.
그리고 24시간 편의점. 이건 정말 한국만의 자랑이죠. 늦은 밤, 술 마시다 배고프면 라면 하나 사서 바로 먹을 수 있고, 소주 한 병 추가해도 되고요. 외국에서는 상상도 못 해요. 자정 넘어서 무언가 먹고 싶다? 그냥 포기해야죠. 여긴 그게 안 됩니다. “편의점 갔다 와” 한 마디면 다 해결되니까요.
“그런데 진짜… 이 모든 게 서구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긴 해.”
“맞아. 여긴 밤이 살아 있는 나라야.”
해외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느낀 건, 이런 밤거리 풍경이 단순한 유흥을 넘어서 한국만의 문화라는 거예요. 편리함, 사람 간의 정, 도시의 활기가 뒤섞여 만들어진 특별한 분위기랄까요.
서구의 거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진풍경. 그래서 더 반갑고, 더 정겹고, 또 약간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국의 밤거리,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이자 이야기예요.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면… 한번 밤길을 걸어보세요. 별천지로의 작은 여행이 시작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