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유
여러분!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보통의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이 말 들으면 어떠세요? 왠지 찔리는 분들도 계시고, "맞아 맞아!" 하고 고개 끄덕이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우리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 경험, 감정,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에 맞춰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왜 이런 경향을 가지는지, 그리고 이런 태도가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볼까? (뇌가 시키는 일!)
사람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선택적 지각' 또는 더 전문적으로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릅니다. 이게 뭐냐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믿음을 뒷받침하는 정보는 아주 잘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심지어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해요.
이게 왜 생기냐고요? 우리 뇌가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효율적으로 살아남으려고 하는 본능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뇌는 자신에게 익숙하거나 감정적으로 편안한 정보만을 쏙쏙 골라내서 처리하려는 거죠.
예를 들어 볼까요? 정치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같은 뉴스 기사를 읽어도, 각자 자기편에 유리한 부분만 기억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미국 대선 때 X(구 트위터)를 보면 딱 그랬어요. 어떤 사람은 "트럼프 경제 정책이 최고!"라며 좋은 통계만 들이밀고, 다른 사람은 "트럼프 정책은 부자들만 좋아!"라며 반대 자료만 강조했죠. 분명 같은 데이터를 봤는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불편한 진실은 싫어! (마음이 시키는 일!)
우리가 진실을 외면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유는 단순히 뇌가 효율을 추구해서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도 한몫하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면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게 생기는데, 이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줍니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거죠. 이 불편함을 없애려고 사람들은 자기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 찾아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겁니다.
흡연자를 예로 들어볼까요?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걸 다 알면서도, 어떤 흡연자는 "우리 할아버지는 80세까지 담배 피우셨는데도 건강하셨어!"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습니다. 담배의 위험성을 받아들이면 불안하고 두려우니까, 이걸 회피하려는 자연스러운 심리 반응인 거죠. X에서 어떤 사용자가 "기후 변화는 다 과장된 음모"라며 특정 연구만 들먹이는 것도,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기 싫은 심리적 저항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나만의 세상'을 만드는 소셜 미디어와 알고리즘
요즘 같은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이런 선택적 지각이 더더욱 강해집니다. 페이스북, 유튜브, X 같은 앱들은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뭘 클릭하는지 다 분석해서 우리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계속 추천해주거든요. 이게 바로 '필터 버블(filter bubble)' 또는 **'에코 챔버(echo chamber)'**라는 걸 만듭니다.
쉽게 말해, 내 생각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비슷한 이야기만 주고받는 방에 갇히는 거예요. 다른 의견은 들을 기회조차 사라지는 거죠. 2025년 6월, 인도 에어인디아 비행기 추락 사고 때 X를 보니까 딱 그렇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테러 때문일 거야!" 하며 음모론만 퍼뜨리고, 다른 사람들은 "기계 고장이 확실해!" 하며 그쪽 정보만 공유했습니다. 각자 자기 생각에 맞는 이론만 믿고 퍼뜨리니, 서로 대화는 안 되고 논쟁만 평행선을 달리는 겁니다. 알고리즘이 우리 관심사를 증폭시켜서 다양한 시각을 접할 기회를 아예 차단해버리는 무서운 결과인 거죠.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사회가 위험해진다!
이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태도'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립니다.
- 극단적인 대립 (편극화):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집단은 대화 대신 싸움만 합니다. 심지어 가장 기본적인 사실조차 합의를 못 해요. 코로나19 백신 논쟁 때 그랬죠? "백신이 생명을 구한다"는 쪽과 "백신이 위험하다"는 쪽이 서로 죽기 살기로 싸웠고, 어떤 타협점도 찾지 못했습니다.
- 가짜 뉴스 대폭발: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가짜 뉴스는 너무 쉽게 믿고 퍼뜨립니다. 2023년 연구를 보면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6배나 빨리 퍼진대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 엉터리 의사결정: 정치인이나 리더들이 편향된 정보만 믿고 정책을 결정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입니다. 예를 들어,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곧 괜찮아질 거야"라는 낙관적인 이야기만 믿고 아무 대비도 안 하면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럼 이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우리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고,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 '이게 진짜일까?'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어떤 정보를 접할 때, 그 정보가 어디서 왔는지, 다른 의견은 없는지 꼭 확인하고,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뉴스를 볼 때 한 방송만 보지 말고 여러 매체(BBC, 로이터, 조선일보 등)를 비교해보는 것처럼요.
-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만나보기: 소셜 미디어에서 나랑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팔로우해보거나, 오프라인에서 토론에 참여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 '내 감정' 들여다보기: 내가 어떤 정보를 믿고 싶어 하는 게 혹시 두려움, 분노, 희망 같은 감정 때문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감정에 휩쓸리면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워지니까요.
- '정보 해독 능력' 키우기: 학교나 사회에서 가짜 뉴스를 구별하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교육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핀란드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짜 뉴스 판별 교육을 시킨다고 하는데, 우리도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결론: 불편해도 괜찮아, 진실을 마주하자!
"보통의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말은 우리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약점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가진 확증 편향, 심리적 방어기제,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이런 경향을 점점 더 강하게 만들어서 개인과 사회를 쪼개고 있죠.
하지만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며, 다양한 관점을 접하려고 노력하면 이런 편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진실을 찾는 길은 때로는 불편하고 힘들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겁니다. 자, 오늘부터라도 내가 '보고 싶은 것' 말고 '진짜'를 보려고 노력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