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저도 작은 사업체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명색이 사장인데, 직원들 월급 주고 재료값 내고 각종 영업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정작 제 손에 쥐는 돈은 직원 한 명의 급여만도 못한 날이 수두룩했죠.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다 때려치우고 차라리 직원을 하는 게 낫겠다!" 하는 심정이 들 때도 많았어요.
그때의 경험 때문인지, 요즘 영세 자영업자분들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골목 상권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이들은 매일 아침 문을 열 때마다 무거운 한숨을 내쉬죠. 치솟는 물가와 재료비, 감당하기 힘든 임대료, 그리고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인건비는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정부 정책까지 더해지며 숨 쉴 틈조차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비용, 끝없는 싸움
동네에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고충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박 씨는 하루 12시간을 가게에서 보냅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싶어도 인건비 부담 때문에 가족이 번갈아 가며 카운터를 지킨다고 해요.
"예전엔 그래도 장사가 괜찮아서 월세 내고 남는 게 좀 있었는데, 요즘은 재료값이 너무 올라서 메뉴 가격을 올릴까 고민 중이에요. 근데 가격 올리면 손님들이 더 줄까 봐 겁나고…"라며 박 씨는 고개를 떨굽니다. 실제로 계란 한 판, 고기, 채소 같은 기본 재료 가격은 몇 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손님들은 가격에 민감하고, 그렇다고 메뉴 가격을 올리자니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인 거죠.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겁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원두 가격이 1년 새 30% 이상 치솟았고, 포장지와 일회용 컵 같은 소모품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디카페인 원두는 가격이 거의 두 배가 됐어요. 손님들한테 추가 요금을 받자니 눈치 보이고, 안 받자니 적자가 쌓여요." 결국 이 씨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혼자 가게를 꾸려가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매출을 올리기보다 적자를 줄이는 데 온 신경을 쓰고 있는 셈이죠.
최저임금도 못 버는 현실, 그리고 끝없는 부담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내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월 200만 원도 채 안 되는 수입으로 임대료, 재료비, 공과금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죠. 심지어 일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대출을 끌어다 쓰며 버티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있을 최저임금 인상 논의와 단기 근로자 퇴직금 지급 같은 정책들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한 치킨집 사장님은 "아르바이트생 한 명 고용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퇴직금까지 줘야 한다면 차라리 가족이 밤낮으로 일하는 게 낫다"고 푸념합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이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거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생존을 위한 유연하고 현실적인 환경이 절실합니다.
희망을 잃어가는 골목 상권
요즘 골목 상권은 점점 더 썰렁해지고, '임대'라는 현수막이 걸린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끝없이 오르는 비용과 줄어드는 손님 속에서 희망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깊어진 주름살과 가게 문을 여는 무거운 손길은 단순히 개인의 어려움을 넘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들이 살아야 골목 상권이 살아나고, 지역 경제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다시 한번 웃으며 가게 문을 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